츠키시마와의 두 번째 만남은 센다이시의 관광지로 유명한 공원 근처의 카페에서 이루어졌다. 벽면이 유리로 된 건물의 높은 층에 자리한 카페에 들어설 때만 해도 별생각이 없던 야마구치는 츠키시마를 따라 자리에 앉는 순간 저도 모르게 감탄을 내뱉고 말았다. 도심의 야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풍경 때문이었다. 화려한 불빛의 바다가 일렁이는 모습에 온종일 일하느라 ...
톡, 톡. 불안하게 손톱을 맞부딪히며 야마구치는 초조한 얼굴로 서점의 전면 유리창 너머를 내다보았다. 그러나 어둠에 잠긴 도시에는 적막만이 내려 앉아있을 뿐이었다. 야마구치는 시선을 돌려 서점을 둘러보았다. 온종일 초조해 하던 야마구치를 두고 불안하단 표정으로 정말 저 가도 괜찮으시겠어요? 라는 질문을 세 번이나 하던 나가하라의 등을 떠밀어 집에 보낸 후 ...
딸랑, 경쾌한 종소리와 함께 들어온 손님에게 야마구치가 구태여 영업시간이 끝났다고 말을 하지 않은 것은 순전히 그의 얼굴 탓이었다. 하얀 피부에 어울리는 밝은 색깔의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는 놀라울 정도로 근사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고, 심지어 키까지 훤칠하게 컸다. 다소 냉담해 보이는 갈색 눈마저 그 잘생긴 얼굴에 묻혀 냉정이 아니라 이지적인 분위기로 느껴질...
* Flowers In The Window의 연장선에 있는 이야기입니다만, 전편을 보지 않고 읽으셔도 무방합니다. 혹시나 전편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 Flowers In The Window 보기 * Flowers on The Bed(Flowers In The Window 외전) 보기 "아브브…." 어린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작은 ...
전철 안의 풍경은 칙칙했다. 짜증이 난 듯 미간을 찌푸린 얼굴, 피곤함에 절어 다 죽어가는 얼굴, 입꼬리를 축 늘어트린 채 침울한 표정을 지은 얼굴. 누구 하나 밝은 표정을 짓고 있는 이가 없었다. 야마구치는 칙칙한 그 풍경을 무심히 훑어보다 마찬가지로 근심 어린 표정을 지은 채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숙였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도 같았다. 인건비를 줄...
아이들은 어른들에게서 인생의 인과관계가 명확하고 정확하다고 배운다. 1에다가 1을 더하면 2가 되고, 4에서 3을 빼면 1이 되는 수학공식처럼,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고 나쁜 일을 하면 벌을 받는다고. 동화도, 교과서도, 하다못해 착한 일을 하면 산타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이브 밤이라는 한정된 시간에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선물을 나누어 준다는 전설에서...
* 츠키시마가 과거에 부상을 당했다는 설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잠이 오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두 눈만 끔뻑이던 츠키시마는 살짝 고개를 돌려 검정 바탕에 흰색 글씨가 반짝이는 전자시계를 바라보았다. 새벽 두 시를 넘긴 시간이었다.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이번에는 어둠 속에 묻힌 사람의 인영이 눈에 들어왔다. 봄맞이용으로 꺼낸 얇은 이불을 몸에 두른 채 ...
* 카게야마 토비오 x 야마구치 타다시 입니다♥ 느지막한 오후였다. 아이들이 떠나버린 텅 빈 교실은 조용하기만 했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카게야마가 푼 문제집의 답안을 체크하는 야마구치가 내는 소리뿐이었다. 문제를 맞혔을 때는 부드러운 곡선의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만족스러운 듯 짧게 감탄하는 소리를 내었고, 문제를 틀렸을 때는 가차없는 직선을 쭉 그으며 안타까...
* 시마다씨가 조금 나쁘게 나오지만 사실 저 시마다씨 많이 좋아해요... 진짜로요......... "감사합니다!" "감사는. 얼른 들어가. 피곤하지?" "저는 괜찮은데, 시마다상이 피곤하셔서…." 연습만으로 신세를 지고 있는데 안 된다며 극구 거절하던 야마구치를 어르고 달래 겨우 제 차에 태우는 데 성공한 것이 이제 한 달. 그러나 야마구치는 아직도 집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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