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글자가 마치 물에 번진 듯 흐릿해졌다. 앉은 자리에서 눈도 떼지 않고 읽다 보니 눈이 뻐근해진 탓이었다. 손에 쥐고 있던 책갈피를 책 사이에 끼워 넣으며, 야마구치는 손가락으로 두 눈을 문질렀다. 뻐근한 몸을 풀어주려고 기지개를 쭉 켜며 벽에 걸린 시간을 확인해보니 시곗바늘은 벌써 11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시계를 본 야마구치가 불만스럽게 눈썹을...
* 후반부 이과적인 내용이 나오지만 글쓴 사람의 이과적 지식 깊지 않음을 미리 사과드립니다(...) 성급하게 현관문이 돌아가는 소리가 나고, 상기 된 얼굴의 츠키시마가 집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마치 집안에 도둑이 들었다거나 불이 났다는 소식이라도 들은 사람처럼 다급하게 뛰어들어오던 츠키시마는 그러나, 자신의 침대가 아닌 츠키시마의 침대에 동그랗게 몸을 말...
"하아…." 깊은 한숨과 함께 눈이 떠졌다. 고개를 돌려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해보니 시간은 벌써 오후 12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일어나야 할 시간이었지만, 야마구치는 이불을 목까지 끌어 올리며 다시 눈을 감아 버렸다. 어제는 종일 컨디션이 좋지 않았더랬다. 몸이 좋지 않아 일찍 잠을 청했건만, 새벽에 급작스러운 복통과 오한으로 잠이 깨 얼마 먹지도 않은...
고베의 관광명소라는 메리켄 파크는 바다와 맞닿아있는 공원이었다. 공원을 가로질러 공원의 가장 바깥쪽으로 걸어가면 바로 코앞에서 바다를 볼 수 있었다. 물이 밀려오고 밀려나 가는 소리와 습기를 머금은 바다의 바람을 코앞에서 느끼며 시선을 저 멀리 두면, 아득히 먼 곳에 시리도록 새하얀 구름으로 뒤덮인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이 보였다. "츳키 이것 좀 봐!" 공...
"츳키! 나 오늘 연습이라 이쪽으로 갈게." "아, 데려다…" "아니, 괜찮아!" 하굣길. 갈림길에서 시마다 마트 쪽으로 손가락을 쭉 뻗으며 말하는 야마구치에게 데려다주겠노라 말을 하려는데 손가락이 긴 손바닥이 쭉 펼쳐진 채 눈앞을 가로막았다. 느닷없는 거부반응에 눈썹을 찌푸리며 내려다보니 야마구치가 쩔쩔매는 얼굴이 되어 눈을 피하며 말했다. "아니, 나는...
* 과거조작, 연령조작 주의! 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해보니 오전 8시 30분. 출근 시간까지는 아직 반 시간 정도가 남아있었지만, 야마구치는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잰걸음으로 복도를 가로질러 잽싸게 사무실로 들어갔다.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간 사무실에는 이미 불이 켜져 있었고, 에어컨을 틀어 놓은 지 꽤 시간이 지난 듯 공기가 시원했다. 무언가를...
* 배구선수 츠키시마와 그의 팬인 야마구치가 썸타게 되는 이야기* 소꿉친구 아니고 성인이 되어서 처음 만나게 된 츳얌* 과거날조주의! 스포츠계 및 배구리그 잘 모름 주의! 꽃냄새 가득한 화원 안이 조용했다. 벽에 걸어 놓은 벽걸이 시계를 바라보니 벌써 8시가 넘어있었다. 원래대로라면 화원은 8시에 문을 닫아야 했으나, 야마구치는 기다리는 이가 있어 일부러 ...
"츠키시마!!!" "…?" "궁금한 게 있어!" 도쿄 합숙이 끝나고 미야기로 돌아온 밤이었다. 인사를 하고, 뿔뿔이 흩어져 집으로 돌아가는 길. 걸음이 조금 늦춰졌던 츠키시마와 야마구치, 그리고 다이치와 스가와라가 막 교문을 나서는 순간이었다. 연습이라도 하고 온 것인지 뭔지, 뒤에서 부랴부랴 학교를 나서던 히나타가 느닷없이 달려와 츠키시마의 앞을 가로막았...
츠키시마가 돌아온 이후 두 사람 사이에는 줄곧 라인이 오갔다. 그러나 별달리 영양가 있는 내용은 없었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오 년간 서로 연락을 전혀 주고받지 않았으니 대화를 이어가고 싶어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통된 주제가 없었던 것이다. 대개의 라인은 츠키시마가 안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예컨대 츠키시마가 `출근은?`하고 물으면 야마구치가 `했...
* 일본식 나이 계산법으로는 쓰는 사람이 감이 잘 안와서 작중 나이에 대한 언급은 모두 한국 나이를 기준으로 하고 있답니다! 최근에는 회식을 금요일보다 목요일에 하는 게 유행이라더니, 다음 날이 출근날임에도 불구하고 술집은 꽤 왁자지껄했다. 즐겁게 술을 마시며 떠드는 사람들 틈에서 우울한 얼굴을 한 이는 야마구치의 옆자리에 앉은 나카노뿐이었다. 어깨가 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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